1. “몸이 뻣뻣해서 요가나 필라테스는 못 해요”라는 오해
여성들과 운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핑계 중 하나가 바로 “저는 몸이 너무 뻣뻣해서 그런 운동은 엄두도 못 내요”라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시작하려면 다리가 일자로 찢어지거나, 서서 허리를 숙였을 때 손바닥이 바닥에 척척 닿는 수준의 ‘유연성’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연성은 타고나는 체질이므로, 자신처럼 뻣뻣한 사람들은 강도 높은 스트레칭을 하면 부상을 입을 것이라며 지레 겁을 먹곤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개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건강한 몸, 아프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기능적인 몸을 만들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유연성(Flexibility)’이 아니라 ‘가동성(Mobility)’이기 때문입니다.
유연성과 가동성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유연성은 외부의 힘(예를 들어 타인이 내 다리를 찢어주거나, 벽에 기대어 몸을 늘릴 때)에 의해 근육이 수동적으로 늘어나는 범위를 뜻합니다. 반면, 가동성은 ‘내 스스로의 근력과 통제력을 가지고 관절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동적인 범위’를 말합니다. 아무리 다리가 길게 잘 늘어나는 유연한 사람이라도, 스스로의 힘으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지탱할 수 없다면 가동성이 떨어지는 상태이며, 이는 오히려 관절의 불안정성을 초래해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2. 왜 우리는 유연성이 아니라 ‘가동성’에 집중해야 하는가?
나이가 들면서 혹은 바쁜 일상에 치이면서 몸이 무겁고 관절 마디마디가 삐걱거린다고 느끼는 이유는 근육이 짧아져서라기보다, 관절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가동 범위’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관절은 저마다 고유의 역할이 있습니다. 어떤 관절은 단단하게 고정되어 안정성을 담당해야 하고, 어떤 관절은 사방으로 자유롭게 회전하며 가동성을 담당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고관절(엉덩이 관절)과 흉추(등뼈)는 엄청난 가동성이 필요한 대표적인 부위입니다. 하지만 온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현대 여성들은 고관절을 접고 펼 일이 거의 없고, 등은 둥글게 말린 채 굳어갑니다. 고관절과 등이 제 기능을 잃고 굳어버리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요? 움직여야 할 곳이 움직이지 않으니, 움직이지 말아야 할 이웃 관절들이 대신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흉추가 굳으니 목과 허리가 대신 과도하게 움직여 만성적인 목·허리 디스크 통증을 유발하고, 고관절이 막히니 무릎이 비틀거리며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통증 부위를 주무르거나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쭉쭉 늘린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작정 근육을 길게 늘리는 고통스러운 스트레칭이 아닙니다. 굳어버린 관절 주변의 미세한 속근육들을 깨워, 관절이 스스로 부드럽게 회전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기름칠’을 해주는 가동성 운동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3. 내 몸을 지키는 가동성 회복 루틴
가동성을 회복한다는 것은 내 몸의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는 과정입니다. 관절을 내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움직일 때, 비로소 몸은 안정감을 느끼고 겉을 둘러싼 큰 근육들의 과도한 긴장을 내려놓게 됩니다. 긴장이 풀리면 자연스럽게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여름철 특유의 찌푸둥함과 하체 부종도 마법처럼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 센터에서는 관절의 원형 움직임과 나선형 흐름을 강조하는 기능적 무브먼트를 진행합니다. 척추를 단순히 앞으로 숙이고 뒤로 젖히는 단편적인 움직임에서 벗어나, 척추 마디마디를 물결치듯 분절하여 움직이고, 고관절을 안팎으로 부드럽게 회전시키는 입체적인 운동을 통해 관절의 숨은 공간을 찾아주는 것입니다.
뻣뻣함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깊이 찢어지는가”가 아니라 “내가 내 관절을 얼마나 안전하고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번 7월에는 삐걱거리는 관절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무작정 잡아 늘리는 수동적인 스트레칭 대신, 관절 스스로 움직이는 길을 찾아주는 가동성 운동을 통해 훨씬 가볍고 부드러워진 ‘진짜 쓸모 있는 몸’의 변화를 직접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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