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아스피린은 ‘심장병 예방약’으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 아스피린보다 항혈소판제인 클로피도그렐이 심근경색과 뇌졸중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에 따르면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한 환자들은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14% 낮아졌으며, 출혈 위험은 아스피린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는 단순한 약물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 질환 예방 전략 전반을 재정비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은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만큼, 예방적 치료의 변화는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약물 비용, 보험 적용, 환자 개인의 위험 인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연구는 ‘아스피린이 곧 표준’이라는 오랜 통념을 깨고, 보다 개인화된 치료 전략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저소득 국가에서는 재제조된 심장 박동 조정기(pacemaker)와 같은 혁신적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고가 의료기기를 재활용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사례는, 의료 불평등을 해소하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은 단순히 치료가 아닌 예방이 핵심이다. 약물 선택의 변화는 작은 차이 같지만, 수백만 명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최신 연구를 어떻게 임상에 반영할지, 그리고 국민에게 올바른 건강 정보를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