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는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건강 문제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했고, 미세먼지와 대기 오염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켰다. 또한 모기·진드기 같은 매개 곤충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라임병 등 감염병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노인과 어린이, 야외 노동자는 가장 큰 피해 계층으로 꼽힌다. 또한 기후 변화는 단순히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후 불안, 우울, 무력감은 이미 ‘기후 우울증’이라는 이름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 차원의 적응과 국가 차원의 대응이 동시에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폭염 시 적절한 수분 섭취와 냉방 환경 확보,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 착용 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구조적 변화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 도심 녹지 확대, 기후 취약계층 보호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건강 피해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
건강은 기후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 깨끗한 공기와 안정된 기후가 없다면, 의료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삶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기후 위기는 곧 건강 위기이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바라보는 통합적 접근이 절실하다.